🎬 제목: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The Fantastic Four: First Steps)
📅 개봉: 2025년 7월 24일
🎥 감독: 맷 샤크먼
🎭 출연: 페드로 파스칼, 바네사 커비, 조셉 퀸, 에본 모스-바크라크
🏷️ 장르: 슈퍼히어로, SF, 액션
예고편 영상 1
예고편 영상 2
1965년, 마블이 되돌아간 시간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 선택한 배경은 놀랍게도 1965년이다. MCU가 미래로 향하고 있는 지금, 이 복고적 시도는 단순한 연출적 장치가 아니다. 마블 코믹스의 기원을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뿌리로 되살리는 전략이다. 1961년 창간된 《판타스틱 4》는 현대 마블 세계관의 시초라 할 수 있으며, 당시 미국의 기술 낙관주의와 우주개발 경쟁이 깊숙이 반영돼 있었다. 영화는 그 시대의 시각적 질감을 디테일하게 재현한다. 레트로풍의 우주복, 광학 렌즈를 통한 촬영, 큐브릭을 연상시키는 앵글과 조명. 시대성 자체가 하나의 세계관 장치로 기능하며, 단지 '과거처럼 보이기'가 아니라, MCU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 과감한 시공간의 선택은 향수를 넘은 기원 회귀의 감각으로 작동하며, 관객에게 새로운 몰입을 제안한다.
맷 샤크먼의 연출, 무엇이 다른가
맷 샤크먼은 《완다비전》을 통해 MCU에 신선한 연출적 시선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판타스틱 4》에서는 그 미학이 더 확장된다. 그는 CG 중심의 MCU 공식에서 벗어나, 실물 세트와 미니어처, 아날로그 특수효과를 적극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스크린은 더 거칠고 촉각적이며, 인물의 감정과 세계의 물성이 긴밀히 연결된다. 특히 우주선 내부 장면에서 느껴지는 낡은 계기판과 압축공간의 질감은 시대적 분위기를 실감 나게 만든다. 샤크먼은 또한 액션보다 캐릭터에 집중한다. 리드의 고뇌, 수의 내면, 조니의 반항, 벤의 상처는 단순한 슈퍼능력이 아닌 인간의 선택으로 묘사된다. 이런 접근은 히어로물의 서사적 진화를 이끄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판타스틱 4》는 왜 MCU 페이즈 6의 시작이 되었나
《판타스틱 4》는 단순한 리부트가 아니라 MCU의 새 출발선이다. 복잡한 타임라인과 다중우주로 피로해진 기존 구조 속에서, '기억된 과거'가 아닌 '새로 쓸 과거'를 제시하는 이 영화는 페이즈 6의 첫 포문을 여는 데 완벽히 부합한다. 과거의 슈퍼히어로를 다시 소환하면서도, 이전 MCU와는 연결 고리를 최소화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 영화가 지향하는 것은 연속성이 아니라 재설계다. '기억'이 아닌 '재구성'을 통해 MCU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특히 올드팬에게는 친숙함을, 신규 관객에게는 낯설지만 신선한 세계를 동시에 제공하며, 양쪽 세대를 아우르는 교차 지점을 성공적으로 형성한다.
보조 시선: 실버 서퍼와 갤락투스의 의미
예고편 후반, 우주를 가르는 실루엣 하나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버 서퍼다. 그의 등장은 단순한 적의 예고가 아니다. 지구가 아닌 우주의 시점에서 바라본 인류를 상징하는 존재다. 이전 작품보다 한층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존재로 재해석될 가능성이 크며, 젠더와 정체성 설정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예고됐다. 한편, 갤락투스는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림자처럼 흘러나오는 존재감만으로도 우주적 위기의 본질을 암시한다. 이 둘의 등장은 단순한 서사 확장이 아니라, 마블 세계의 존재론적 확장이자, 인간 중심적 서사에 대한 도전으로 읽힌다. 《판타스틱 4》는 이를 통해 '히어로의 정의'를 다시 묻는 장치를 마련한다.
맺으며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단지 팀의 귀환이 아니다. 그것은 MCU 세계관의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제안서다. 과거를 배경으로 삼되, 그 과거는 반복이 아닌 재창조의 현장이 된다. 시각적 디테일, 연출 방식, 캐릭터 중심의 서사, 우주적 존재들의 등장까지. 이 영화는 마블의 다음 챕터가 어디서부터 시작될지를 명확히 말해준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문장에서 비롯된다.